AEMAZON HISTORY
박스터와 996으로 변화의 발판을 마련한 포르쉐는 다음 성장을 고민했습니다.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사람도 가족과 함께 이동하고, 짐을 싣고, 먼 길을 편안하게 달릴 차가 필요하니까요.
2002년 카이엔과 2009년 파나메라의 등장은 그런 일상으로 들어가는 선택이었습니다. 차체가 높아지고 문이 늘어난 포르쉐는 무엇을 지켜야 했을까요? 이번에는 브랜드의 활동 무대를 넓힌 두 자동차를 만나봅니다.
세 번째 포르쉐는 어떤 자동차여야 할까
1990년대 중반 포르쉐가 살펴본 시장에는 가능성과 한계가 함께 있었습니다. 911과 박스터만으로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가기에는 스포츠카 시장의 크기가 제한적이었습니다. 회사는 새 차종을 검토했고, 그 가운데 SUV가 현실적인 선택으로 떠올랐습니다.
개발은 폭스바겐과 협력하는 ‘콜로라도’ 프로젝트로 진행됐습니다. 카이엔과 투아렉은 기반과 일부 부품을 공유했지만, 섀시 조율은 각자 맡았습니다. 공동 개발의 효율을 활용하면서도 포르쉐가 원하는 주행 성격을 만드는 일이 남아 있었습니다.
SUV에는 스포츠카에서 우선순위가 낮았던 항목도 중요했습니다. 짐을 드는 높이, 접히는 뒷좌석, 험로를 넘는 능력까지 살펴야 했습니다. 포르쉐 개발진이 여러 경쟁 SUV를 일상에서 번갈아 운전하며 배운 것도 이런 부분이었습니다.
자료: 1

1세대 카이엔 S. 포르쉐는 SUV를 통해 스포츠카 밖으로 무대를 넓혔습니다.
사진: OSX / 2003-2006 Porsche Cayenne (9PA) S wagon 01.jpg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author dedication) / 위키미디어 제공 축소본, 추가 변경 없음
2002년, 카이엔이 지켜야 했던 두 가지 약속
2002년 9월 파리 모터쇼에서 카이엔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911과 박스터에 이은 세 번째 모델 라인이자, 포르쉐의 첫 SUV였습니다.
카이엔의 과제는 도로에서의 빠른 주행과 험로를 통과하는 능력을 한 차에 담는 것이었습니다. 1세대에는 앞뒤 바퀴로 구동력을 나누는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 PTM을 적용했습니다. 상황에 맞게 힘을 배분해 접지력을 확보하는 장치입니다.
험한 길을 위한 저속 기어와 센터 디퍼렌셜 잠금 기능도 갖췄습니다. 에어 서스펜션과 함께 제공된 PASM은 도로 상태와 운전 상황에 따라 댐퍼의 감쇠력을 조절했습니다. 차체가 높다는 조건 안에서 승차감과 움직임을 함께 다듬으려는 기술이었습니다.

1세대 카이엔 S의 실내. SUV의 공간에 포르쉐의 계기판과 운전 감각을 담았습니다.
사진: HLW / Porsche Cayenne S 2004 Innen.jpg (Wikimedia Commons) / CC BY-SA 3.0 / 위키미디어 제공 축소본, 추가 변경 없음
CC BY-SA 사진을 변경·가공해 재배포할 때는 변경 사실을 표시하고, 해당 라이선스의 동일조건변경허락 조건을 따라야 합니다.
새로운 공장과 새로운 고객
카이엔은 생산의 지도도 넓혔습니다. 기존 공장의 여유가 부족했던 포르쉐는 라이프치히에 새 공장을 마련했고, 2002년 8월 문을 열었습니다. 새로운 차종과 생산 거점을 함께 준비한 큰 투자였습니다.
결과는 초기 예상보다 컸습니다. 당초 연간 2만 5,000대를 기대했지만, 1세대 카이엔은 8개 모델 연도 동안 27만 6,652대가 판매됐습니다. 연평균으로 보면 약 3만 5,000대입니다.
이 숫자는 포르쉐를 선택할 이유가 늘어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두 대의 차를 운용하기 어려운 고객이나 가족과 함께 탈 공간이 필요한 고객도 브랜드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카이엔은 판매 기반을 넓히며 회사의 성장에 힘을 보탰습니다.
2009년 상하이, 네 사람이 타는 포르쉐
다음 확장은 파나메라였습니다. 네 사람이 편안하게 탈 포르쉐는 오래전부터 검토된 주제였습니다. 356 기반의 실험차를 거쳐, 1980년대 말에는 앞에 V8 엔진을 둔 4도어 989 프로젝트도 진행됐습니다. 다만 989의 개발은 경제적인 이유로 1992년 초 중단됐습니다.
파나메라는 이 오랜 과제를 양산차로 풀었습니다. 2009년 4월 19일, 상하이 월드 파이낸셜 센터 94층에서 처음 공식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차량을 특별 운반대에 세워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올린 장면도 발표의 일부가 됐습니다.
카이엔이 높은 차체로 생활의 범위를 넓혔다면, 파나메라는 낮고 긴 차체로 장거리 여행을 제안했습니다. 이름은 멕시코의 카레라 파나메리카나 경주에서 가져왔습니다. 뒷좌석의 공간과 커다란 테일게이트까지 갖춘 그란 투리스모였습니다.
자료: 4

2009년 굿우드에 등장한 1세대 파나메라 4S.
사진: Brian Snelson / Porsche Panamera 4S.jpg (Wikimedia Commons) / CC BY 2.0 / 위키미디어 제공 축소본, 추가 변경 없음
편안함과 빠른 반응을 함께 설계하다
파나메라에서는 변속기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2009년 여러 사양에 7단 PDK가 기본 적용됐습니다. PDK는 두 개의 클러치가 기어를 나누어 맡고, 다음 변속을 준비해 구동력의 끊김을 줄이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입니다.
이 기술은 경주차에서 먼저 시험한 뒤, 제어 기술을 다듬어 양산차로 옮겨왔습니다. 빠른 변속이라는 장점에 일상에서 필요한 부드러운 작동을 더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운전자가 매번 기어를 직접 바꾸지 않아도 차의 반응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넓어졌죠.
초기 파나메라 터보는 필요에 따라 공기 용적을 바꾸는 에어 서스펜션과 펼쳐지는 리어 스포일러도 갖췄습니다. 승차감, 차체 제어, 고속 주행의 안정성을 함께 다루는 기술이 한 차에 모였습니다.

초대 파나메라 터보의 측면. 낮게 흐르는 지붕선이 네 개의 문과 만났습니다.
사진: michael neukirchen / Porsche Panamera side.jpg (Wikimedia Commons) / CC BY 2.0 / 위키미디어 제공 축소본, 추가 변경 없음
포르쉐를 타는 날이 더 많아지다
카이엔과 파나메라를 나란히 놓으면 변화의 방향이 보입니다. 스포츠카의 기술을 더 다양한 생활에 적용하면서, 서로 다른 이유로 자동차를 고르는 고객을 만났습니다.
물론 넓어진 차체와 무게는 새로운 과제를 만듭니다. 그래서 엔진의 힘만큼 중요한 것이 서스펜션과 변속기, 제동과 구동력 제어의 조화였습니다. 큰 차를 만들기로 한 선택 뒤에는 그 크기를 다루는 기술의 변화가 따라왔습니다.
동력원도 확장됐습니다. 2010년 카이엔 S 하이브리드, 2011년 파나메라 S 하이브리드에 이어 2013년에는 충전할 수 있는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가 등장했습니다. 전기의 힘이 포르쉐의 일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2013년, 전기를 훨씬 강렬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스포츠카가 등장합니다.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918 스파이더부터 타이칸, 하이브리드 911까지 이어지는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초대 파나메라의 실내. 네 명을 위한 공간에도 운전자 중심의 구성이 이어졌습니다.
사진: Tomas Caspers / Habitacle Porsche Panamera.jpg (Wikimedia Commons) / CC BY-SA 2.0 / 위키미디어 제공 축소본, 추가 변경 없음
CC BY-SA 사진을 변경·가공해 재배포할 때는 변경 사실을 표시하고, 해당 라이선스의 동일조건변경허락 조건을 따라야 합니다.
이전 이야기: [HISTORY #06] 포르쉐를 다시 달리게 한 두 대의 스포츠카, 박스터와 996
다음 이야기: [HISTORY #08] 엔진이 달라져도 포르쉐인 이유 (최종회)
자료 출처
사진 이용 안내
각 사진의 저작자·원본 출처·라이선스는 사진 아래에 표기했습니다. 사진별 라이선스 조건은 연결된 원문을 확인해 주세요. 본문에 사용한 사진 파일에는 추가 편집을 하지 않았으며, 화면 크기에 맞춰 비율을 유지해 표시합니다.